S#1 부엌
(모처럼 일찍 들어온 남편, 아이는 제방에서 숙제에 여념이 없다. 똑같은 색깔로 맞춰입은 앞치마를 입고 있는 부부의 엉덩이가 나란히 씰룩 대고 있는 부엌)
아내 : 자기양~ 냉장고에 파쫌 갖다 줄래?
남편 : 알았어 여뽀~
(남편이 냉장고문을 열고 허리를 수그린 채 야채 칸을 뒤지는 동안, 가스렌지 위에 올려둔 된장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다. 아내, 뚜껑을 열어보다가 놀란다 )
아내: 앗 뜨거~
남편: 왜 그래 ? (놀라서 달려가 아내의 두 손을 잡고 자신의 귀에 갖다 댄다)
조심해야지, 괜찮아 ?
아내: 응 괜찮아. 자기야 된장찌개가 다 끓었나 봐, 잠깐만,, ( 국자를 가져와 조금 국물을 떠서 건넨다) 자기야, 아~
남편; 아~ (간을 본다, 후르륵~) 음, 좋다.
>> 연출 Coach
사실 아내가 요리하는걸 지켜봐 주는 건 신혼3~4개월쯤이면 쫑나는 신이죠. 남편이 집에서 밥을 먹는 것도 하루에 아침에 한번정도 ? 언제 같이 앞치마 두르고 이런 장면을 연출하겠습니까만, 공휴일을 놓치지 말고 시도해보시길. 신혼시절 함께 사 둔 앞치마가 없다면 하나 새로 준비해두세요. 부엌 근처엔 오지도 않던 남편을 어떻게 부엌으로 데려오냐구요? TV 앞에 앉아있는 남편에게 빨간색 앞치마를 등뒤에서 입혀 주는 거예요. 반응은 두 가지! 신혼시절을 떠올리고 순순히 응해주거나, 아니면 이런 걸 뭐 하러 샀냐고 나무라기부터 하겠죠. 만일 후자쪽이라면 딱 한 번만 입어달라고 콧소리 정도는 내주셔야 합니다. 평소 안 하던 아내의 행동에 미안해서라도 여기까지는 응해줄 거예요. 그럼 거울 앞으로 데려가서 나란히 모습을 비춰보세요. "와! 우리 신혼 부부같다~"
Part 2 | 물장난으로 애정 업그레이드!
S#2 집 앞 마당
햇볕이 내리쬐는 휴일 아침. 문이 활짝 열린 승용차 앞에 두세 개의 물 양동이.
아내: (열심히 차 안을 정리하고 있다)
남편: (차에 비누칠하느라 여념이 없다)
아내: (수도꼭지에 호스를 연결하고 바퀴부터 천천히 차를 헹구어 내려가다가, 남편이 서 있는 차창 쪽으로 물이 튄다) 어! 미안해, 여보~
남편: (튄 물을 닦고 다시 세차를 한다)
아내: (장난스런 표정으로) 미안한 데 한번 만 더 하자. (호스로 물 뿌리기 돌입)
남편; 어어~ 모야, 그만해.
>> 연출 Coach
단순하기 그지없는 장면이지만, 물장난신은 배우들의 표정도 가장 자연스럽게 살아나고, 물방울이 튀면서 만드는 아름다운 영상미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애정드라마의 필수코스죠. 그런데 실제상황을 만들려면 사실 제일 힘들답니다. 휴일 아침 함께 세차를 하자고 합의가 되어야 가능한데, 합의가 될 정도라면 권태기라고 할 수도 없지요. 쉬는 날이면 늦잠에, 세차는 늘 자동 세차기에서 해결하는 남편을 집 앞으로 끌어내서까지 해야 하는 지. 하지만 이 세차신은 물로 온몸을 홀딱 적실 정도까지 망가져야 효과를 보는 법! 우선 아내는 계획적으로 속이 좀 말갛게 비치는 옷을 입어주는 것도 좋지요. 방법은 내가 먼저 세차를 하고 있다가 남편을 불러내서 도와달라고 하는 거예요. 그것도 안되면 아이를 시켜 아빠를 불러 내세요. 어떤 방법으로든 밖으로 끌어낸 뒤, 시도하자구요. 성공한다면 부부는 곧바로 샤워실로 향해야 할 걸로 믿습니다. 그 다음은 설명이 필요 없겠죠?
"자기야, 나 잡아봐라~"
S#3 바닷가
한산한 가을 바닷가, 수평선을 바라보며 나란히 걷는 남녀, 바닷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
아내 : (구두를 벗어 들고 큰 보폭으로 한걸음씩 앞서가다가 뒤를 본다)
발자국 좀 봐! (남편 쪽으로 몸을 돌리고 다시 뒷걸음치면서 발자국을 찍는다)
남편: (아내의 발자국을 밟으면서 따라간다.)
아내: (점점 속도를 내면서 뒷걸음 친다)
남편: (아내의 속도에 맞춰서 발자국을 밟아나간다 )
아내: (몸을 돌려 앞으로 뛰면서 ) 나 잡아봐라~
남편: 어, 뭐야? 거기 서! (앞서 달려가는 아내를 뒤쫓아 뛰어간다 )
>> 연출 Coach
보통 이런 신은 드라마 대본에서도 별 다른 지문을 덧붙이지 않아요.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동작에 맡겨두면 더 멋진 장면들을 잡아낼 수가 있죠. 유치하지만 연출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창피한 줄 모르고 빠져드는 묘미가 있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거죠 바다라는 탁 트인 공간과, 맨발이 젖은 모래에 닿는 감촉이 감성을 충분히 자극하기 때문에 시작이 어렵지 일단 시도하게 되면 효과 만점입니다.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라면 발목까지 들어가서 과감하게 바닷물을 튀기는 장난까지 수위를 높여도 좋겠죠? 아내가 바닷바람에 몸을 움츠린다면 자연스럽게 어깨를 감싸줄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