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 모씨(53)는 셋째아이를 임신하면서부터 치질이 생겼다. 처음엔 변을 볼 때 피가 섞여 나왔지만 통증이 없는 데다 진료받기가 부끄러워 약국에서 연고를 사서 사용했다. 약을 쓸 때마다 조금 나아지는가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져 걸을 때도 앉을 때도 통증을 느낀다.
치질은 더러워서 생긴 병이라는 오해와 항문에 생긴 병이라는 부끄러움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쳐 더 큰 병을 만드는 일이 흔하다.
을지대병원 외과 김창남 교수는 "치질은 국민의 60~70%가 앓고 있을 것이라 추정되며 찬바람이 불면 모세혈관의 수축으로 증상이 더 심해진다"고 말했다.
◆ 치질 70%가 치핵…날씨에 민감
= 항문의 대표적인 3대 질환은 치핵, 치루, 치열이다. 이를 통틀어 치질이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보통 치질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중 치핵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항문은 소화기관의 마지막 출구로 변을 피부손상 없이 내보내기 위해 혈관덩어리로 된 큰 쿠션 3개와 작은 쿠션들로 이뤄져 있다. 치핵은 이 쿠션이 손상된 피부로 밀려나와 부풀어오르는 현상이다. 찬 곳에 오래 앉아 있어 정맥혈관이 뭉치거나 화장실에 오래 앉아 힘을 주는 압력에 의해, 술 또는 혈관의 노화 등의 원인으로 인해 피부 손상이 오고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때문에 젊은층보다는 중장년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병이다. 전체 환자 비율 중에는 내치핵이 20%, 외치핵이 10%를 차지하고 내치핵과 외치핵이 복합돼 있는 혼합치핵이 70%를 차지한다.
치핵은 그 증상에 따라 4기로 나뉜다. 1기는 치핵이 항문 안에서만 돌출돼 변을 볼 때 어쩌다 한 번씩 피가 화장지에 묻거나 변에 묻어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2기는 변을 볼 때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왔다가 배변이 끝나면 저절로 들어가는 경우다. 3기는 배변 시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와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경우다. 4기는 배변 후에도 밖으로 나온 치핵이 손으로 밀어넣어도 들어가지 않는 경우다. 수술은 3기 이상의 경우 시행한다.
치핵은 날씨에 가장 민감하다. 치핵은 기온이 낮아지면 모세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순환이 부족해지며 튀어나온다.
◆ 운동으로 변비ㆍ치질 예방해야
= 치질은 유전적 요소, 변비, 설사,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 섬유질 섭취가 적고 알코올 섭취가 많은 식생활, 과로, 임신 등의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이다. 치질은 대부분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어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김창남 교수는 "치질을 예방하려면 우선 충분한 수분과 섬유질이 많은 채소류 등의 음식을 섭취해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배변 시 신문이나 잡지를 읽거나 10분 이상 앉아 있는 경우가 있는데 변기에 오래 앉아 있으면 복압이 상승해 치질의 성장속도가 빨라지므로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평소 맵고 짠 음식과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술을 줄이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체력을 기르고 치질을 예방하는 데 좋지만 치질환자는 하체에 힘을 주는 골프, 유도와 같은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날씨가 추워지면 항문혈관의 혈액순환을 위해 하루 2~3차례 좌욕을 하고,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지 않는 것이 좋다.